온전히 4일 일정이었던 뉴욕의 마지막 날이다. 지난 3일이 너무 재밌고 새로워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뉴욕엔 하고많은 상징들이 넘쳐나지만 그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는 뉴욕의 상징 DUMBO (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 이 때가 아마 점심 되기 전 오전 9시? 10시 쯤 되었을 시간이었는데 역시나 사진 찍으려고 일찍부터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AI로 싹싹 지워버릴까도 했는데 애플 인텔리전스는 구려서 잘 못 지워준다. 그리고 사진을 잘 보면 모두 남자가 여친인지 부인인지를 찍어주는 것만 보여서 뭔가 웃기기도 하다

그래도 어떤 외국인이 찍어준 내 사진을 아이폰에서 AI로 지워볼까 해서 지워봤는데 ㅋㅋㅋㅋ 진짜 장난까냐?



사진 다 찍었으니 브루클린 브릿지를 걸어서 맨해튼으로 다시 건너가본다. 발 아래로는 바쁘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즐비하고 강 건너쪽에는 강가부터 빽빽하게 채운 고층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진짜 뉴욕스럽다.


걸어서 얼마간 위쪽으로 가다 보면 뉴욕의 차이나타운이 나온다. 장례 뭐시기 회사 이름을 보니 홍콩계가 주축이었던 걸까?


차이나타운에 온 이유는 다른건 없고 여기 오면 진짜 제대로 된 국물을 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 버거에 스테이크에 진짜 그냥 기름으로 3일동안 온 내장을 덮다시피 했어서 국물이 너무너무 땡겼다. 국수 하나랑 딤섬 한 접시를 시켰는데 이것들도 너무 맛있었지만 저 뜨거운 차 한 잔이 얼마나 깔끔하게 시원하고 맛있던지...


차이나타운에는 뉴욕 탑골공원도 있다

누가 꼭 먹어보라고 추천했던 파인애플고기소보로도 먹었다. 달고 짜고 딱 내 입맛이다


진짜 대만이나 홍콩 어디 한 가운데 온 것 같은 차이나타운을 빠져나와 월스트리트 쪽으로 건너가본다

날씨도 선선하고 걷기 너무 좋은 날씨였다. 미국 와서 비가 오거나 바람 불거나 춥거나 날씨가 좋지 않은 적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부랄 한번 만져보려고 어마어마하게 서 있는 줄 옆에서 그냥 후딱 사진만 찍고 나온다.


어떻게 교차로의 세로는 브로드웨이고 가로는 월스트리트... 뉴욕의 압도적인 인지도와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는 부분


월스트리트 지구 한 쪽에 있는 트리니티 교회에도 잠깐 들러본다. 아마 세계에서 거의 땅값이 제일 비쌀만한 곳에 교회 하나가 떡하니 있고 작은 공동묘지도 있는데. 그만큼 이 곳의 역사는 정말 오래되었고 (그래봤자 330년 정도인데 미국 역사를 생각해 보면 오래된 거긴 하다) 묘지에 묻힌 사람들의 클래스도 대단하긴 하다

해안가에도 잠깐 가 본다. 이번에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는 보트 투어를 따로 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맨해튼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제일 가까운 곳에서 한 번 보고는 가야지 싶어서...

다음으로 간 곳은 911 메모리얼 박물관.




이 곳에는 911 테러 당시의 전후상황과 실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희생자들의 통신기록을 비롯한 자료들, 건물의 잔해 등이 전시되어 있다. 테러가 일어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뭐 이런저런 의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평화로운 일상을 지내던 시민들의 고통과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의 흔적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드라마든 영화든 광고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큰 울림을 느끼는 편이다. 이런 곳에 있으면 ... 힘들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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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이미 어둑해진 하늘 아래로 실제 WTC가 있었던 자리에 마련된 911 memorial pools에 조명이 들어와 있었다.


싸구려 피자를 좀 먹고 (근데 맛있었다) 뉴욕 여행에서 사실 가장 기대되었던 일정을 치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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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밴드 vulfpect의 사실상 정규 멤버인 보컬 앤트원 스탠리의 라이브 클럽 공연... 뉴욕에서 뭐 하나 공연을 보고 싶어서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다가, 마침 앤트원의 북동부 투어 날짜가 발표되고 내가 뉴욕에 있는 마지막 날에 공연을 연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아마 내가 첫 번째로 예매한 사람일 거다. 이렇게나 이렇게나 내가 좋아하는 밴드 보컬 공연을 고작해야 캐파 100명 정도의 작디작은 라이브하우스에서 볼 수 있다니...? 너무 기뻤고 진짜 3m 앞에서 앤트원이 나왔을 때 꿈인지 생시인지 싶었고... 무대 뒤에서 갑자기 vulfpeck의 베이시스트 조 다트가 깜짝 게스트로 나왔을 때는 진짜 좋아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심지어 소규모 공연이다 보니 공연 끝나고 굿즈를 팔면서 굿즈를 산 사람들에게 직접 사인도 해 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잠깐 스몰톡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진짜 줄 서면서 순서가 점점 다가올 때마다 떨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 포스터를 한 장 사고 사인을 받았는데 내 이름까지 써 달라고 해서 이름까지 적어주셨다.
내가 너무 좋아하면서 나 지금 뉴욕 여행 중인데 당신을 원래 너무 좋아했었는데 일정이 운이 좋아서 맞게 되어서 공연에 오게 되었다, 공연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고 말하니 역시 아프리칸 어메리칸 특유의 오바액션을 떠시면서 "왓??!??!?!?!! 리얼리?!?!! 오 마이 갓 땡큐 베리 마치" 라고 해 주시고... 여행 언제까지 하냐고 해서 내일 뉴욕을 떠나서 보스턴으로 간다고 하니 이런 짧은 일정에 보러 와줘서 너무 고맙고 여행 안전하게 잘 마치라고 덕담까지 해 주셨다... 그리고 제발 아시아에도 한번 와 달라고 아시아에도 당신과 vulfpeck을 좋아하는 팬들이 정말 많다, 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에 오면 좋은데 일본이라도 오면 내가 일본으로 가겠다 라고 온갖 근들갑을 다 떨고 왔다. (근데 진짜 올해 후지에 와버림... 사실상 내가 섭외한 거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푸하하)
오들오들 떨면서 얘기를 하고 나왔는데 나와서 생각해 보니 사진을 안 찍고 나왔지 뭔가. 그럴 수는 없다... 다시 바로 들어가서 내 뒷사람이 앤트원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거기 끼어들어서 정말 미안하다, 내가 까먹었는데 사진 한 장만 찍을 수 없겠냐고 하니 흔쾌히 앤트원과 내 뒷 순서 분이 이해를 해 주시고 기꺼이 사진까지 직접 찍어 주셨다. 정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던 저녁...
뉴욕 일정의 마무리를 이런 기분 좋은 공연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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