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인가 20년인가에 스포티파이 추천으로 처음 알게 된 키린지
가끔 어떤 아티스트들을 처음 만나는 곡을 들으면 "그냥 좋다" 가 아니라 진짜 머리가 뜨끈해질 정도로 충격을 주고, 모든 악기별로 다시 곱씹어 들어보고, 코드 진행이 기막한 곳을 몇번이고 돌려 들어보고, 그러다가 그 곡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고, 모든 앨범을 다 들어보고... 하게 된다. 이런 아티스트는 정말 몇 년에 한 번 꼴로 찾아오는데 키린지가 나에게 그랬다
23년에 키린지를 펜타에서 처음 보고 언젠가 일본에서 키린지 콘서트를 한 번 꼭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키린지 결성 25주년인 올해 도쿄에서 기념 라이브를 하게 된다. 바로 어찌저찌 티켓을 구해서 오로지 이 라이브를 보기 위해 도쿄에 갔다 왔다
날씨마저 너무 좋았던 날... 회장 앞에 가니 MD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괜히 또 가슴이 두근두근
이 전날 표를 편의점에서 발권을 했는데 놀랍게도 무려 앞에서 5번째 줄 자리에 배정이 되었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시야... 진짜 바로 앞에서 타카키 아저씨를 볼 수 있었다
일본 공연은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어 공연 영상을 찍지는 못했다
다만 이 인터미션 영상은 너무 귀엽고 기가 막혀서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각지에서 보낸 축하 화환들
공연은 총 3부로 진행되었다. 1부는 타카키상 혼자 통기타 들고 솔로로, 2부는 4명 정도의 단촐한 밴드 구성, 인터미션 후 3부는 브라스까지 포함된 완전 풀밴드 구성이었는데, 거의 3시간을 풀로 채워서 총 34곡을 연주했다
구성도 일단 너무 완벽했고 듣고싶었던 노래도 거의 다 나왔고, 하 뭐랄까 진짜 바로 앞에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의 "결성 25주년" 이라는 라이브를 듣고 있으니 (물론 지금은 타카키상밖에 없긴 하지만) 그냥 감개가 무량하달까.. 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부터 25년이 지나 서른이 되어서 지금껏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살아오며 보냈던 시간동안 키린지는 또 무수한 일을 겪으며 이런저런 노래를 냈을테고 그 둘의 시간이 2024년 5월에 만나 한 자리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벅차올랐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바로 셋리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공항가는 길에서도 듣고 한국에서도 듣고 한동안 그 여운에서 빠져나오지를 못 했었다
어떻게 마지막 곡을 진수식으로 마칠 생각을 했는지도 진짜 생각하면 미치도록 좋고...
작년 섬머소닉 때도 느낀거지만 참 좋은 공연을 보고 나면 "지금껏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도 그런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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