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와 숫자들 (2/15)


9와 숫자들,, 예전부터 참 좋아했던 밴드다. 어차피 롤링홀에서 하긴 했지만 어쩌다 좋은 자리를 잡게 돼서 진짜 앞에서 봤다.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높은 마음'을 들을 때는 하 정말 찡하고 좋았다
이 공연에서는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었는데, 마지막 쯤에 빙글 빙글이란 곡을 하는데 곡 마지막 쯤에 "나는 만족할 수 없어~" 라는 부분이 나온다. 여기서 9님이 눈에 띄는 관객을 하나씩 몇몇 집어서 "만약 ~~~ 한다면 어떠시겠어요?" (만족할 수 없어! 라는 대답이 나올 만 한) 라는 질문을 하셨다. 재밌네~ 하고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나랑 눈이 마주친 9님이 나를 보고 "오늘 표정이 가장 행복해 보이시는 관객분, 저희가 오늘 앵콜도 안 하고 여기서 공연 끝내버린다면 어떠시겠어요?" 하고 물으시는 것이었다 ㅋㅋㅋ 갑자기 지목당한게 놀랍기도 하고 그렇게 내가 표정이 재밌어보였나 싶어서 웃겼던...
아무튼 넘 좋았구 다담주에 하는 단독공연도 이미 앞자리로 예매해 놨지롱
요네즈 켄시 내한공연 (3/23)

살면서 처음 가 본 인스파 실내 진짜 개컸다
지정석에서 봤는데 일단 뒤에 스크린 영상을 잘 짜와서 너무 좋았고.. 사실 내가 켄시 앨범 중에서는 stray sheep이랑 bootleg을 제일 좋아하긴 하는데 이 공연 셋리에서 이 앨범들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았고 신곡들 위주로 해줘서 셋리가 엄청 내 취향은 아니긴 했다. 근데 가만히 노래를 듣다가 보니까 신곡 할 때 뭔가 음정 피치도 그렇고 묘하게 힘들어 하는 모습이...? 생각해 보니까 켄시 최신곡은 오토튠도 많이 쓰고 음 자체가 되게 높은 곡이 많은 것 같은데 뭐랄까 그 곡들 라이브가 그렇게 엄청 마음에 들진 않았다. 뭔가 버거워하는 느김이 들어서 계속... 근데 옛날 곡들은 너무 편안히 불러줘서 좋았다
아이묭 내한공연 (4/20)


묵이와라노~
아이묭 진짜 노래 개잘부르고 너무 귀엽고 한국말 할때 미치겠다... 아뇽하세오~~ 스탠딩이었고 대기까지 해서 네시간은 족히 서있었는데 걍 피곤한 줄도 몰랐음...
이 공연의 좋았던 점은 멘트를 칠 때 번역기를 붙여놨는지 말하는 족족 자동으로 뒤 스크린에 번역을 띄워줬다는 거? 사실 일본어 약간은 알아들을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렇게 관객 배려를 잘 해주는 공연을 만나면 괜히 기분이 좋다
Bialystocks 도쿄 원맨 (4/25)

아라바키 가기 전에 도쿄에서 보고 간 비아리스톡스 원맨
사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 상반기 공연들은 본지 몇 달이 지나버려서 감상이 막 아주 자세하게 떠오르지는 않는데 이 공연은 내가 보고 나서 센다이 가는 신칸센에서 메모장에 적어놓은 게 있다. 그걸 그대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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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마에서 표를 받으니까 자리는 1층 22열 74번. 1차 선행으로 추첨 넣었어서 좀 더 좋은 자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지난번 키린지 자리가 너무 좋았어서 그런지) 이번엔 좀 아쉬웠다. 근데 회장에 갔는데 생각보다 자리가 좋았다. 같은 1층이어도 맨 앞 열부터 맨 뒷 열까지 쭉 이어진 게 아니고 중간중간에 복도가 있는 n단 형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내 자리 22열은 2단의 제일 앞 열이어서 바로 앞에 사람 머리가 보이지 않고 좀 넓게 시야가 트였다. 약간 오른쪽이긴 했지만 워낙에 양 옆으로 긴 공연장이라 그렇게 불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콘서트 전용 공연장이 아니라 이런저런 발표회 같은 행사까지 겸하는 곳이라 그런지 뭐랄까 화려한 장식이나 전광판 같은 건 없었는데, 커튼과 작은 조명들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너무 아름다운 효과를 연출했다. 얇은 끈같은 게 주루룩 늘어서 있어서 마치 실루엣에 가린 것 마냥 무대 위의 멤버들과 세션들은 흐릿하게 보이는데 그 실커튼에 프로젝터로 빔을 쏘니까 공연 시작하는 컨셉 영상이 겹쳐 나오고... 뭔가 공연 시작부터 넘 좋아서 첨부터 눈물이 찔끔 났다 ㅜㅜ
그리고 천장에서부터 여러 길이의 줄을 길게 늘어뜨린 다음 그 줄 끝에 작은 점조명을 달아놓아서 그걸 한번에 켜면 마치 하늘에 별이 떠 있는 것 같은 연출을 한 것도 넘 좋았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거의 왼전 암전 상태에서 그런 작은 점조명과 핀조명을 같이 써서 한밤중이 배경인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이 연출했거나, 아니면 무대를 아주 밝게 하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곡이랑 어울리게끔 조명을 잘 써서 넘 젛았다.
보컬의 컨디션은 곡마다 약간 왔다갔다 하긴 한 것 같은데 워낙에 비아리의 노래가 이 보컬과 좀 잘 어울려서 웬만하면 괜찮았다. 근데 중간에 혼자 통기타 아르페지오로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거는 ... 연주가 쫌 ㅋㅋ ㅎㅎ 팬심으로 집중해서 잘 들어주려고 했지만 약간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 자주 들었던 노래는 다 해줬고 편곡도 넘 잘 해서 나왔고... 이제 여기저기 씨엠송으로도 쓰여서 너무 메이저가 되긴 했지만 처음 알게된 계기인 사시이로가 나올 때도 또 괜히 찔끔, 그리고 제목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 하여튼간 연주가 너무너무 좋고 코드 멜로디 진행도 너무 좋은 곡이 딱 나오니까 그 때도 괜히 ㅠㅠ
이 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잠이 안 와서 밤을 새고 갔고 공항 라운지나 비행기, 넥스 등에서 쪽잠으로 지새운 터였고 도착해서도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까 체력이 좀 소진돼서 사실 공연 초반에는 조금 졸았다. 완존 암전 시켜놓고 푹신한 자리에 앉아서 말랑말랑한 노래 듣는데 어떻게 안 졸수가.. 그래도 중간 이후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나와서 잠도 깼고 집중해서 들었다. 좋았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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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후기는 공연 보고 바로 쓰는게 제맛인가 보다
팻 매스니 내한공연 (5/23)


팻 매스니를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때 밴드부 선생님을 통해서였다. 당시 음악 선생님이 밴드부 동아리 담당 선생님이셨고, 방과후학교에 밴드 과목을 넣어주셨는데 그 방과후학교 강사가 무려 그 음악 선생님의 남자친구셨다 (지금은 결혼하시고 미국에 정착하셔서 아들 둘 낳으시고 잘 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기타를 치고 앨범도 몇 개 내셨던 뮤지션이셨다.
그 방과후학교를 하면서 진짜 너무 즐거웠다. 누가 내 인생의 리즈시절이 언제였냐고 물으면 중3 때였다고 머뭇거림 없이 답할 정도로... 그때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았긴 했지만 밴드부 친구들하고 맨날 붙어다니면서 점심 먹고 바로 밴드부실에 모여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 합주를 하고 악기 가지고 놀고, 방과 후에도 방과후학교 하면서 선생님이 이런저런 음악도 폭넓게 많이 소개해 주시고 대회 앞두고는 짜장면 시켜먹으면서 연습도 빡세게 하고 대회 나가서 상도 타고 하여튼 그런 기억들이 정말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을 정도로 내 추억 속의 아주 큰 부분 중 하나다
그 당시 그 밴드부 선생님이 본인이 좋아하시는 이런저런 뮤지션, 기타리스트들의 영상을 유튜브로 되게 많이 틀어주셨는데 그 때 선생님이 소개해 주신 그 폭넓은 음악 취향이 내게도 꽤 많은 영향을 미쳤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팻 매스니. 팻 매스니 그룹은 전 앨범을 아주 헐다시피 돌려들었고 솔로 앨범도 많이 들었는데 그 중 특히 Offramp 라는 앨범은 내 장례식 때 같이 바이닐을 묻어줬으면 좋겠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고... 뭐랄까 내 마음의 안식처 같은 앨범이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러도 일년에 한 두번 씩은 이 앨범이 듣고 싶어지는 때가 온다
팻 매스니가 내한을 그 동안 안 했던 건 아니지만 이전의 마지막 내한이었던 9년 전에는 십만 원이 넘는 티켓 값을 내면서 공연 보러 다닐 여유가 없기도 했고 아마 그때 내가 소식을 몰랐을 거다. 그래서 처음 팻 매스니의 음악을 들은 이후로 약 15년 만에 처음 이 아저씨를 보게 된다고 생각했을 때... 너무 설레기도 하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이 공연의 후기는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던 다음 두 장의 사진으로 갈음한다


The Bonez 내한공연 (5/30)

수상하게 홍대 골목길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시커먼 티를 입고 모여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 분들

이 날은 인간도 정글짐 사이를 날아다니는 원숭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날이었다
Aobozu 도쿄 원맨 (6/7)

연초에 스포티파이 주간 추천에 한 번 이 밴드의 음악이 떴었는데 그 하고많은 청춘펑크 중에서도 멜로디나 이런 것들이 하도 귀에 꽂히길래 러닝하면서 주구장창 들었던 밴드가 되었다
이 밴드의 역사에 대해서도 좀 찾아봤는데, 이미 결성한 지는 20주년이 훨씬 넘었고 한 때는 무도관 공연까지 했었던, 흥행가도를 달리던 팀이었지만 왜인지 그 이후에 인기는 한 풀 꺾인 모습이고 지금은 스포티파이 월별 리스너가 만명따리 정도 찍히는 정도의 급이 되어버렸다
멤버들 나이도 나이이고, 음반을 계속 낸다거나 공연이나 페스티벌을 활발하게 다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언제 해체해도 이상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일본 국내 투어를 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도쿄 한 번 놀러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차에 겸사겸사 이 공연도 보러 가야겠다 하고 마음먹었었다
결과는? 뭔가... 뭔가였음... 보컬 아저씨는 컨디션이 많이 안 좋으신건지 아니면 기량이 많이 꺾이신 건지 음원에서 내지르듯 부르는 시원한 부분에서 다 삐그덕삐그덕 대시고 하는데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더랬던..
후반엔 목이 좀 풀리셨던 건지 그래도 초반보단 소화를 잘 하셨는데 많이 기대를 하고 갔던 것 치고는 좀 아쉬운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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