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살면서 인간관계에 있어 뭔가 후회되는 일을 떠올려 보면
공통적으로 한 잘못들이 있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했고, 문제를 분석하려 했고 해결하려 했다.
심지어 그 해결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
'논리'라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와 상대에게 내 세계를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려고까지 했었다.
(그때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무리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고 해도
나는 그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정확한 묘사를 들을 뿐이다.
묘사를 아무리 듣는다 한들 나는 그 세계를 볼 수도 없고 그곳에 들어갈 수도 없다.
보지 못한 것을 이해한다니,
어느 정도까지 이해해야 그것을 '이해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 대체 뭘 어째야 하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앞으로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려 하는 것을
안 하게 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적어도 날카로운 칼을 들고 오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