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

이 말을 한번이라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항상 눈에 보이는 분명한 것은 아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보이는 일에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람과 얽힌 모든 일은 각자의 세계의 토양 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흙에 아무리 같은 씨앗을 뿌린대도 똑같은 모습으로 자라나지 않는다.


수십 년간 햇빛을 쬐고, 비가 스며들고, 바람이 불며 생겨난 그 토양은

나조차도 어떻게 생겼는지 속속들이 알 수가 없다.


바로 그 알 수 없는 땅 위에서,

너무나 큰 의미를 가지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크고 작은 많은 판단과 행동을 그 땅 위에 서서 하고 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 라고 중얼거리면서

눈이 멀어버린 기분으로 말이다.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하는 행동에 의미가 있을까?

그저 허우적댐일 뿐이라는 생각만 맴돈다.


하지만 그렇게 허우적대면서 나의 그리고 남의 땅에 자국을 남기고

지금까지 또 어떻게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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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살면서 인간관계에 있어 뭔가 후회되는 일을 떠올려 보면

공통적으로 한 잘못들이 있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했고, 문제를 분석하려 했고 해결하려 했다.

심지어 그 해결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

'논리'라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와 상대에게 내 세계를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려고까지 했었다.

(그때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무리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고 해도

나는 그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정확한 묘사를 들을 뿐이다.

묘사를 아무리 듣는다 한들 나는 그 세계를 볼 수도 없고 그곳에 들어갈 수도 없다.


보지 못한 것을 이해한다니,

어느 정도까지 이해해야 그것을 '이해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정말 정말 어려운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 대체 뭘 어째야 하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앞으로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려 하는 것을

안 하게 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적어도 날카로운 칼을 들고 오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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