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추천한 서구룡문화지구에 위치해 있는 M+ 현대미술관에 왔다. 아직 입구 주변이 공사중이라서 가는 길에 여기가 맞나 헷갈릴 수 있지만 표지판만 잘 따라서 가면 이런 웅장한 외벽의 건물이 맞이한다.

뮤지엄 샵부터 먼저 들어갔다. 깔끔하고 귀여운 물건도 많았지만 사진 않았다

이 때부터 슬슬 발이 아파왔다. 로비에 앉아서 조금 쉬면서 티켓을 좀 싸게 구할 방법은 없나 검색. 별 다른 수는 없어서 그냥 카운터에서 돈 다 주고 입장권을 구매했다

로비층에는 입장권이 따로 필요가 없는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었고, 관람객이 여러 가지 색깔의 펜으로 그림을 그려 걸어놓을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테라스에 위치한 전망대부터 갔다. 바다 건너 홍콩 섬 전경이 보이고 미술관 주변 공원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많은 현지인들이 피크닉을 와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무지개 색으로 가득한 전시

본 적은 없지만 요즘 나오는 교과서 표지는 왠지 아마 이런 느낌일 것 같다

일본 파르코 백화점의 옛날 포스터와 광고도 보고

전시장 바깥에는 영상물을 틀어놓은 극장같은 곳도 있었다

국도변에 많은 바람 불어 팔을 흔드는 풍선인형 3개를 엮어놓은 작품

실사 아님

태이양을 피하고 싶었어

이걸 어떻게 전시를 한 건지 진짜 궁금하다. 만들어놓고 가져온 작품인걸까 여기에다가 작품을 만든걸까?

색칠을 어렵게 하는 법

전시관이 4개인가 있었는데 전시를 전부 둘러보는 데만 2~3시간은 족히 쓴 것 같다. 되게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중간중간 깊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들도 있다. 사람들도 많고 건물도 빽빽해 자칫 답답한 홍콩 한가운데서 이렇게 널찍하게 작품을 늘어놓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도록 만든 공간이 있을 지 몰랐다. 너무너무 좋았다. 누가 앞으로 홍콩에 간다고 하면 필수로 추천할 만한 코스인 듯.

야외에는 이렇게 웨딩사진을 촬영하는 커플들도 많았다

생각보다 정말 높은 건물이었다... 피크닉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지인들 사이를 유유히 거닐며 산책을 좀 했다

다음은 홍콩에 왔으니 딤섬 한 접시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구글맵에서 찾은 딤섬 맛집을 찾아갔다

이빨에 쩍 달라붙어서 안 떨어질만큼 쫀득쫀득한 피에 안에는 새우가 진짜 탱글하게 들어있다. 가격도 종류별로 다르지만 한 접시에 3~4천원 내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메뉴판에는 사진이 따로 많이 없어 구글맵 후기에서 한국인들이 추천한 메뉴를 그대로 시켰다. 실패하지 않는 동포 픽이다

파스텔톤의 좁고 높은 주택건물이 빽빽하게 솟아있는 구룡반도 한 가운데

홍콩을 다니다 보면 이렇게 그물망으로 건물 외벽을 둘러놓고 있는 건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친구 말로는 홍콩 법에 따라서 30년인가 50년인가 지난 건물들은 10년마다 리모델링이나 보수공사를 꼭 해야 한다고 한다. 안 그래도 건물 사이 간격이 좁은데 알차게도 공간을 활용해서 공사를 한다. 참고로 저 그물망을 엮어놓은 뼈대는 죄다 대나무인데 대나무가 그렇게 단단했나 싶다

군데군데 이제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는 홍콩의 네온사인 간판도 볼 수 있다

홍콩에서 길을 건널 수 있는 곳에는 이렇게 'LOOK RIGHT', 'LOOK LEFT' 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다. 정신없이 섞인 차와 사람들... 하지만 그 나름의 질서가 또 존재한다

구룡반도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쭉 내려오다 보면 동물을 파는 가게들이 엄청 많다. 자세히 보면 보일텐데 종류도 다양하다. 물고기를 봉투 하나에 한 마리씩 넣어 묶어서 벽에 주렁주렁 매달아놓고 팔기도 하고... 토끼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 새 뭐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애완동물이 다 있다. 파충류를 파는 곳도 있다. 사진 촬영을 금지한 곳이 많아서 카메라를 들고 대놓고 사진을 찍지는 못 했지만 참 안쓰러웠다. 너무 다들 좁은 곳에 갇혀있었다

어딜 가나 저렇게 모여서 장기나 바둑을 두고 구경하는 할아버지들을 보면 뭔지 모르게 귀여운 느낌이 들어서 담아보려고 했는데 몰래 줌 당겨서 찍으려다가 핀이 다 앞에 맞아버렸다

진짜 교묘하게... 아니 대놓고 홍콩 국기보다 중국 국기를 더 크게 만들어서 걸어놓은 개 열받는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이것만으로도 그냥 뭔가 싫었다

딱히 살 물건도 없고, 음식 파는 곳에 오니 진짜 코를 찌르는 이상한 간장 계열의 무슨 소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웬만해서는 그 어떤 향신료에도 강하고 고수도 잘 먹는 나인데 진짜 역해서 코를 찌푸리게 되는 그런 냄새였다. 아 대체 뭐였을까...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고 안 맞아서 구경할 생각도 없이 바로 빠져나와버렸다. 사람도 너무 많아서 뭘 사지도 못 할 분위기였고...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에서 빠져나와서 조금 아래로 가면 이렇게 빅토리아 하버가 나온다. 어제 피크에서 봤던 야경도 멋있었지만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보는 마천루들의 풍경도 너무너무 멋있었다. 한참동안 넋을 잃고 빛멍을 때리다가 숙소로 돌아간다.

우리나라에도 꼭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계란 팬케이크. 하나씩 똑똑 떼 먹으면 너무 맛있다...

저녁에는 하루의 마무리로 위스키 바에 갔다.

바 안에 혼자 간 손님은 나만 있었고 다 둘셋이서 온 손님들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직원들도 나를 잘 챙겨주었다. 음악 들으면서 너무 맛있게 마시다가 보니 내가 마지막까지 남은 손님이 되었다. 직원 두 명과 얘기를 좀 나누면서 짐빔 잔술도 하나 얻어마셨다. 피트, 셰리, 버번, 일본 위스키, 그 외 이런저런 테마에 맞도록 각각 5종류의 위스키를 하프(15ml), 풀(30ml)로 마실 수 있는 세트메뉴도 진짜 욕심났었다.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곳! 나중에 홍콩에 오면 꼭 다시 갈 것이다,,,

요즘 위스키에 빠져서 유튜브 중에 '주락이월드' 라는 시리즈를 즐겨봤는데, 그 시리즈의 홍콩 특집에서 나왔던 바도 와 봤다. 저 얼그레이 칵테일이 너무 먹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비어있어서 냉큼 앉아 시켜봤다. 식감도 맛도 너무 좋았고 가격도 그 명성에 비해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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