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 지도 오래 되었다. 습관이 되어야 하는데..


#1.

연구실에 들어갔다. 면접은 망했지만 어쨌든 합격은 되었고, 미리 내정되어 있던 연구실에 자리를 받아 인턴 생활을 하고 있다. 말이 인턴이지 아무것도 하는 건 없다. 혼자 책 보고, 공부하고. 출근을 하지 않아도 딱히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그런 자리랄까.

출근 시간이 10시까지인데, 첫째 둘째 주 까지는 9시 50분까지 항상 출근을 했다. 하지만 금방 분위기에 적응하고 늦어도 크게 눈치보이지 않는 환경 속에 있다 보니 아침에 조금 피곤하면 늦잠을 자고 늦게 출근을 하게 된다. 예전에 회사에서 인턴을 했을 때는 매주 6시 반에 일어나 출근을 해야 했는데, 1년동안 지각을 한 적이 아마 한 손에 꼽을 것이다. 돈을 매달 받는다는 것, 뭔가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이 내겐 없는 막중한 책임감을 주는 것 같다. 아무도 날 찾지 않아도 아무런 일이 없어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난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


#2.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제목으로 메일이 하나 와 있었다. 두산백과에 '두피디아 지구촌 여행기'라는 여행기 사이트가 있는데, 아무나 여행기를 올릴 수 있는 건 아니고 여행작가로 두산백과 측과 계약을 해야 여행기를 쓸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 대학내일에 올라간 내 여행기를 보고 두피디아 측에서 내게 여행작가로 계약할 수 있냐는 제의를 메일로 보낸 것이다.

유라시아 여행을 갔을 당시, 솔직히 내심 '이런 여행을 떠난 사람이 많진 않겠지?'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지만 그걸로 이렇게 진짜 여행작가로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계약을 하러 두피디아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회의실 책상에 놓여있는 계약서 봉투 겉면에 '송지수 여행작가님' 이라는 호칭이 쓰여져 있었다. 그걸 보면서 참 알 수 없는 감정이 떠올랐었다. 내가 정말 이런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구나. 난 참 운이 좋은 놈이구나 생각했다.

아무튼 그래서 블로그에 썼던 글을 바탕으로 매주 여행기를 연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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