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되는 날에는 다자이후와 야나가와에 다녀오기로 했다. 열차를 이용하면 후쿠오카에서 다자이후는 30분, 야나가와는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다자이후-야나가와 킷푸를 사면 다자이후와 야나가와를 모두 다녀올 수 있는 티켓과 함께 야나가와에서 가와쿠다리를 즐길 수 있는 이용권도 동봉돼있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두 곳을 모두 다녀올 예정이라면 그걸 사는게 제일 저렴했다.


후쿠오카에서 다자이후로 가려면 텐진오무타선을 타고 니시테쓰후쓰카이치 역에서 내려 다자이후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후쓰카이치 역에 내리면 저렇게 옛날 느낌나고 귀여운 기차가 기다리고 있다. 천천히 운행하는 기차에 몸을 맡기고 바깥 풍경을 구경하고 있으면 금세 다자이후 역에 도착한다. 역 플랫폼에 있는 간판이 정말 예뻤다. 다자이후가 어떤 도시인지 이 간판만 봐도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역에서 나오면 바로 오른편에 저런 골목 입구가 있다. 이 골목에는 다자이후의 특산품과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죽 늘어서 있다. 그리고 저렇게 특이한 디자인의 스타벅스도 자리잡고 있다. 바깥에서 사진만 찍고 들어가보진 않았다.


신사 입구를 지나면 이렇게 넓은 정원과 연못이 있다. 신사의 오랜 역사답게, 오로지 오래도록 흐르는 시간만이 이 곳을 다듬었음을 느낀다. 돌담에 끼어있는 이끼부터 꼭대기를 쳐다보려면 목을 한껏 젖혀야 하는 거대한 나무들까지, 오랜 시간동안 신사가 이 곳에 자리했음을 증명하는 듯 하다. 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구름이 많이 끼었다.


이런 곳에 자그마한 놀이공원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오늘 열지 않아서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이 앞에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사 본당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였는진 잘 모르겠고 관광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았다. 그래도 다자이후텐만구 신사는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라 일본 내에서도 수험생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아마도 일본의 입시철이 되면 전국에서 몰려든 학부모들로 훨씬 더 붐비지 않을까.


여기까지 온 김에 그냥 갈 수 없어 100엔을 내고 점이라도 한번 보았다. 다른 일본어는 잘 모르겠고, 그나마 길 이라는 글자가 나왔으니 좋아해도 되겠지 싶다.


사실 다자이후는 신사를 빼고는 딱히 볼 것이 없는 곳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신사만 둘러보고 가기는 아까워서 아무데나 발길 닿는 곳으로 걸어가 보았다. 신사 입구 골목 반대쪽으로 쭉 걸어가니 이런 곳이 나왔다. 정말 일본의 시골 분위기랄까. 산 중턱에는 고등학교도 있었다.


멋들어진 개인 주택도 있었고, 이렇게 작지만 다들 마당 하나씩은 있는 주택이 주욱 늘어져 있었다. 관광객이 만들어내는 시끌함에서 벗어나 잠시 일본의 외진 도시 주택가 분위기를 느끼며 천천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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